아브라함 가문의 상속에 얽힌 비밀

아브라함과 사라

아브라함과 사라는 3500년 전 고향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에 정착해 살았던 성경 인물이다. 하란은 지금의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역에 있는 곳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다. 그들은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이주했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나님의 축복 속에 후에 모든 유대인들의 육체적, 정신적 조상이 된다. 아브라함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고, 사라는 하나님께로부터 ‘열국의 어미’라는 칭함을 받는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고 유산을 물려주기까지 그들의 일대기는 창세기 여러 장에 걸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성경은 단지 한 개인이나 가정사를 알려주기 위한 책이 아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왜 이토록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아브라함의 가정사를 기록하셨을까. ‘믿음의 조상’이라는 타이틀 말고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알리고자 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아브라함 가문의 후사와 천국의 후사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이 연락하는데 나사로라 이름한 한 거지가 헌데를 앓으며 그 부자의 대문에 누워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헌데를 핥더라 이에 그 거지가 죽어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부자도 죽어 장사되매 저가 음부에서 고통 중에 눈을 들어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품에 있는 나사로를 보고 불러 가로되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사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를 서늘하게 하소서 내가 이 불꽃 가운데서 고민하나이다 (누가복음 16:19~24)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부자와 거지 나사로’에 대한 비유다. 의아한 점이 있다. 나사로가 죽어서 간 곳과 부자가 하나님을 부르는 대목이다. 거지가 죽어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갔다는 점, 부자가 하나님을 ‘아브라함’이라고 불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표상하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즉 아브라함 가정의 역사는 단순히 한 개인의 가정사가 아닌 천국을 소망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위한 표본이며 길잡이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가정사 중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자손이 누구이며, 가업은 무엇이고, 이를 물려받은 상속자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왜냐하면 아브라함 가문의 유업을 물려받은 후사에 대한 자격 조건은 곧 하나님의 나라를 물려받을 천국 후사에 대한 자격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과연 아브라함에게 유업을 물려받은 후사는 누구였는지 알아보자.

아브라함의 첫 번째 후계자, 엘리에셀

아브라함과 사라는 남부러울 것이 없었지만 한 가지 없는 게 있었다. ‘아들’이었다. 아브라함이 가나안에 거주하고 있을 때 아브라함의 나이는 이미 75세가 넘었고, 아내 사라는 이미 가임기를 한참 지나 있었다.

아브라함은 다메섹 출신인 종,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점찍어놓고 있었다. 그는 상속자를 세우기에 앞서 먼저 하나님께 의뢰했다.

아브람이 가로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나이까 나는 무자하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엘리에셀이니이다 아브람이 또 가로되 주께서 내게 씨를 아니주셨으니 내 집에서 길리운 자가 나의 후사가 될 것이니이다 (창세기 15:2~3)

아브라함은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삼으려고 했지만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다. 반드시 ‘아브라함의 자손’이어야 했다.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그 사람은 너의 후사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후사가 되리라 … (창세기 15:4~5)

아브라함의 두 번째 후계자, 장자 이스마엘

하나님께서는 엘리에셀은 후사가 아니라며 아브라함의 몸에서 날 자가 후사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 사라는 여종 하갈을 통해 아들을 낳도록 했다(창세기 16:1~2). 그렇게 아브라함의 나이 86세에 얻은 아들이 바로 이스마엘이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아브라함의 혈육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노년에 얻은 아이는 더없이 소중했을 터였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이스마엘을 상속자로 삼게 해주시길 고했다.

아브라함이 이에 하나님께 고하되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 살기를 원하나이다 (창세기 17:18)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달랐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아니라 네 아내 사라가 정녕 네게 아들을 낳으리니 너는 그 이름을 이삭이라 하라 내가 그와 내 언약을 세우리니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언약이 되리라 (창세기 17:19)

하나님은 이스마엘도 그의 상속자로 허락하지 않으셨다. ‘사라가 낳은 아들’이어야 했다. 사라는 속으로 웃었다. 상식적으로 아이를 갖는다는 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창세기 18:11~15).

아브라함과 사라

아브라함의 세 번째 후계자, 사라의 아들 이삭

“네 몸에서 날 자가 너의 후사가 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아브라함을 두고 한 말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사라의 몸을 통해 난 자를 아브라함의 상속자로 삼게 하셨다. 사라는 90세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기적의 역사를 일으키셨다.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를 권고하셨고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에게 행하셨으므로 사라가 잉태하고 하나님의 말씀하신 기한에 미쳐 늙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낳으니 아브라함이 그 낳은 아들 곧 사라가 자기에게 낳은 아들을 이름하여 이삭이라 하였고 (창세기 21:1~3)

호적상의 장자 이스마엘이 태어난 지 14년 후 하나님의 약속대로 아브라함과 사라는 아들을 얻었다. 이삭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라가 낳은 아들 ‘이삭’을 아브라함의 상속자로 승인하셨다. 이는 아브라함가(家)의 상속결정권이 사라에게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브라함가의 상속자 – 자유하는 여자의 자녀, 이삭

고대 이스라엘에는 조선시대처럼 ‘장자상속’이 일반적이었다. 장자라는 이유만으로 후사가 결정됐다면 단연 먼저 태어난 이스마엘이 상속자가 돼야 한다. 그런데 왜 이삭이 상속자가 되었던 것일까.

아브라함의 상속자

아브라함 가문의 유산 상속의 절대적인 조건은 바로 ‘어머니’다. 종이 아닌 자유자였던 사라의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가정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고자 하는 뜻은 무엇일까. 아브라함은 아버지 하나님을 예표하는 인물이다. 다시 말해 아브라함가의 상속자 이야기는 천국의 상속자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오직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자유자니 곧 우리 어머니라 (갈라디아서 4:26)

이 말씀 중 ‘우리’는 구원받을 하나님의 백성이다. 사도 바울은 천국을 유업으로 받고자 하는 자들은 어머니의 자녀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형제들아 너희는 이삭과 같이 약속의 자녀라 그러나 그때에 육체를 따라 난 자가 성령을 따라 난 자를 핍박한 것같이 이제도 그러하도다 그러나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뇨 계집 종과 그 아들을 내어 쫓으라 계집 종의 아들이 자유하는 여자의 아들로 더불어 유업을 얻지 못하리라 하였느니라 (갈라디아서 4:28~30)

이삭이 누구로 말미암아 유업을 받았는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이삭과 같은 약속의 자녀가 되고 싶다면, 천국을 유업으로 받고 싶다면 과연 누가 필요한가.

그런즉 형제들아 우리는 계집 종의 자녀가 아니요 자유하는 여자의 자녀니라 (갈라디아서 4:31)

‘자유하는 여자’는 곧 ‘우리 어머니’다. 즉 하나님을 믿고 구원을 받고자 한다면 어머니의 자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삭이 종이 아닌 자유하는 여자의 자녀였기에 유업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자유자이신 하늘 예루살렘, 어머니 하나님을 믿어야 천국의 유업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가정사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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